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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딸아이의 감정 폭발을 가라앉히는 법

기쁨한스푼 2024. 3. 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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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딸아이의 감정 폭발을 가라앉히는 법

12~14세 사이의 청소년기에 뇌는 리모델링 작업이 대대적으로 일어난다. 잘 쓰지 않는 뉴런을 정리하면서 뇌는 오래된 주장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개념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며, 상반되는 관점을 동시에 지닐 수 있고,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할 줄 아는 기민한 사고 기계로 성숙한다. 감정이 안정되었을 때 10대 소녀는 여느 어른 못지않은 논리적 사고력을 발휘할 수 있으나 동요했을 때는 극도로 격양된 감정이 신경계 전체를 장악하고 시야를 가리는 감정의 폭풍을 일으키고, 그 결과 평소에는 논리적이던 딸이 주방 바닥에 널브러져 통곡하게 된다.

이때는 아이를 안심시키려 하거나, 제안하거나, 어쩌다가 그런 곤경에 빠졌는지 묻고 싶은 충동을 어렵지만 참고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아이의 뇌 속 폭풍우가 가라앉을 때까지 시간을 주면 두 가지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다.

첫째,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는 감정이 격한 순간에는 자신을 그런 상태로 빠뜨린 원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어른이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태도를 보이면 아이는 우리가 그 상황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인다고 알게 된다.

둘째, 마음속의 폭풍이 가라앉으면 아이의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다시 접속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제 머리가 맑아지면 이 엄청난 불안의 원인을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거나, 문제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가 무너져 내릴 때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과잉 반응에 대처하는 법

안심시키는 말은 아무리 우스워 보이는 문제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담겨 있지 않아 아이가 무시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걱정에는 통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종종 일이 자기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자신이 위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이 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돕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다. 원치 않던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아이의 괴로운 감정을 받아들이면 아이가 고통스러운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어른들은 본능적으로 빨리 안심시키는 말을 건네려고 하지만 그런 위로는 "네 괴로움이 나를 불편하게 한단다"라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짜증스러우며 감당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강력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나는 네가 처한 상황이 진심으로 유감스러워. 그러나 좋은 소식은 이게 진짜 위기가 아니고, 네가 그 문제에 대처하도록 도우려고 내가 여기 있다는 거야.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다 나를 싫어해!"라는 말을 던지면 진심을 담아 "아유 우리 딸,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정말 속상하겠네"라고 이야기해보자. "방정식의 시험을 망쳐서 난 낙제 할 거에요!"라는 말에 "글쎄, 내 생각은 그럴 것 같지 않지만 어쨌거나 아주 끔찍한 하루였던 모양이네"라고 해보자.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 막막한 기분이 드는 (예를 들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나한테 방정식을 이해시킬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딸에게 자신의 감정적 상태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었음을 알려줌으로써 막다른 골목에 갇힌 그 대화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다정하게 이런 말을 건네보자. "네가 몹시 답답하다는 건 잘 알겠어. 그런 기분이 들어서 정말 힘들겠구나." 딸의 괴로움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방법이 효율적이고 안심시키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나은 대안이다. 딸은 우리가 보이는 공감에서 위안을 얻는다. 그런 뒤에야 아이는 해결책을 찾아서 움직일지 아니면 그냥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지 마음을 정할 수 있다.

 

어차피 감정 폭발은 불가피하다

정상적인 딸아이들도 가끔 극도로 흥분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어느 모로 보나 이런 감정적인 폭발이 아이의 전반적인 정신건강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딸의 모습을 지켜보고 감당하기에는 엄청난 인내심은 요구된다.

우리의 딸들은 부모의 반응을 읽어내 자신의 불안을 억누를지, 증폭할지 결정하는 신호로 삼는다. 이럴 때 부모가 신중하고 침착하게 반응함으로써 아이의 단기적, 장기적 불안 감소에 강력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부모 자신의 스트레스에 짓눌린 느낌이 들거나 극심한 불안을 자주 경험한다면 본인을 위해서 또 아이를 위해서 도움을 받고 자신을 챙겨야 한다. 연구에서도 스스로 불안을 자주 겪는 부모의 자녀는 쉽게 두려움을 갖고 스트레스 관리에 애를 먹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므로 부모가 항상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 자신의 감정적 긴장도를 진지하게 점검해야 하고 자기 삶의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청소년 딸의 동성과의 관계

가슴이 조여드는 현상

아이의 가슴이 조여드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냥 받아들이면 어떨까? 그리고 그걸 지나치게 걱정하는 대신에 그저 무슨 일이 생겼다고 알려주는 정상적 경계신호라 생각하자. 우리가 아이의 1차 반응에 무덤덤하면서도 원인을 궁금해하는 태도로 기다린다면 연쇄적으로 발생하던 아이의 스트레스가 딱 멈출 수 있다. 부모가 아이 등을 밀면 아이는 발에 힘을 주고 버티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시간을 들여도 괜찮다는 말은 아이가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친구 숫자가 갈등을 부른다

여자아이는 많은 친구와 지내는 것보다는 한두 명의 확실한 친구가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미더운 친구 두어 명과 이어가는 관계는 여자아이들의 사교 생활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여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진짜 단짝이 있거나 소규모 친구 집단에 속한 여학생은 주말에 누구를 만날지, 인생에서 고민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지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다. 하지만 숫자가 갈등을 부른다. 사교상의 불협화음은 거의 항상 네다섯 명 이상으로 구성된 집단에서 벌어진다. 어느 연령대에서든 서로 공평하게 좋아하는 5명 이상의 집단을 꾸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딸들의 교우관계에는 놀라울 만큼 큰 스트레스와 불안이 뒤따른다. 작은 집단에 있는 여자아이는 몇 안 되는 친구들과 자칫 사이가 틀어지면 친구가 없는 처지가 될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큰 집단에 속한 여자아이들은 파도처럼 계속 밀려드는 갈등에 애를 먹는 일도 많다. 심지어 아이 자신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하루를 보냈더라도 그렇지 못한 친구에게 공감하느라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이때 아이들을 잘 도와주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내지 못할 때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친구 사이에 반목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모가 당황해하면 아이도 따라서 당황하게 된다. 부모는 대인 관계의 불화를 살면서 당연히 일어나는 일로 인정할 줄 알아야 아이가 갈등을 효과적으로 헤쳐 나가는 법을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건전한 갈등 대처의 기본 원칙

갈등을 대처하는 방법 중에는 바람직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대처하는 방법 중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은 잘 풀리더라도 심리적 소모가 크다. 일부 사회적 갈등은 관심이라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누군가와 반드시 맞서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공공연히 맞설지 말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아이에게 부당함과 모욕에는 반드시 맞서야 한다고 가르치면 뜻하지 않게 딸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입을 다물고 때를 기다리는 것은 항복과는 다르다. 어른이라면 때로는 신중함이야말로 더 나은 형태의 용기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 딸들에게도 이를 알려주어야 한다.

 

수면 대 소셜 미디어

청소년은 특히 빨리 잠들고 푹 자는 신체 기능을 지킬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잠드는 것을 우리가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가 아니라 서서히 잠이 오게 하는 경사로의 끝에 마침내 도달하는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일정 시간 아이를 소셜 미디어에서 떨어트려 놓으면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또래와의 끊임없는 교류를 잠시 멈추게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고, 둘째, 불안에 완충 효과가 있는 필수적인 수면을 더욱 편안하게 취하도록 도울 수 있다. 실제로 청소년을 추적 관찰한 최근 연구에서 야간 휴대폰 이용은 수면 기능을 저하하고, 그로 인해 자존감과 일상적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이 동시에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요약하면 수면 부족은 정서적 취약성을 낳고, 우리 딸들이 온종일 긴장을 느낄 확률을 높인다.

 

타인과의 비교에 따르는 큰 대가

10대 청소년은 누구나 자신을 남과 비교한다. 언제 어디서나 소셜 미디어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10대 딸들이 철저하게 다듬어진 자기 또래의 이미지와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우리 딸들에게 좋은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복잡하고 불완전한 자신을 또래가 공들여 꾸미고 다듬어 내놓은 온라인 이미지와 견주기 때문이다.

10대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연구한 사회학자 질 월시 박사의 말에 따르면 청소년은 (다수의 성인도) '하이라이트 필름을 보여주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쓴다고 한다. 사진 수백 장을 찍어 가장 잘 나온 한 장을 올린다는 말이다. 이들이 온라인 속에서 자기 모습을 꾸미고 다듬는 것은 '좋아요'와 댓글을 얻기 위해서지 사람들에게 실제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월시 박사는 10대 청소년이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므로 부모는 딸들이 그런 서사를 대상으로 일종의 문학적 비평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는 10대의 딸에게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이 사진을 왜 찍었을까?' 같은 질문을 하고, 그 이미지 뒤에 숨은 의도에 관해 토론 해보는 거죠.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해서 딸이 소셜 미디에를 끊거나 남과 비교하는 행위를 그만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애초에 그건 현실적 목표가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사실 매우 간단하다"네가 온라인에 올린 포스트가 너라는 사람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하듯, 네가 온라인에서 보는 내용 또한 멋지면서도 어수선한 또래 아이들의 복잡한 모습을 다 보여 주지 않으며 보여줄 수도 없다"라는 점을 딸에게 일깨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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